중학교 도움반의 교과 시간이었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스포츠 댄스를 해 보기로 했다.
스포츠 댄스의 종목에는 모던과 라틴이 있는데
그 중에서 모던댄스보다는 라틴댄스가 재미있을 것 같아
자이브와 차차차 중에서 고민하다가
차차차로 하기로 결정했다.
차차차 두 쓰리 차차차
옆으로 앞으로.
옆으로 뒤로,
옆으로 운동장 보고,
옆으로 복도
구령을 붙이며 열심이다.
동영상을 보며 따라 해보기를 하니 스텝이 모두 엉망이다.
그래도 조금 잘 따라 하는 아이들이 자기의 파트너에게 발동작을 가리키도록 했다.
폼 나는 스텝과 몸동작이 아니라 옆, 앞, 뒤의 개념을 잡느라 한참 연습을 하고 난 뒤 음악에 맞춰보았다.
참고로 스포츠 댄스는 파트너와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체격조건이 비슷한 친구들을 파트너로 해서 구령에 맞추어 보았다.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이 많아서 남학생끼리 파트너 쉽으로 움직이게 하니 왁자지껄 난리다.
자기들끼리 서로 잘하라고 야단을 치면서 정작 시켜보면 틀리기는 매 한가지다.
한 학기 동안 차차차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이 없는 요일에 복도에서 아이들과 마주치면
"쌤, 차차차는 언제해요?"
볼 때마다 물어본다.
왜?
그 시간이 좋으니까.
흥겨운 음악에 맞춰 몸동작을 해 보는 것은 남녀노소 누구나가 좋아하는 일일 것이다
옛부터 가무를 즐기는 대한민국 사람이라
아무리 장애가 있다고 해도 일단 음악이 나오면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우리 아이들도 한국 사람이니 그 피 속에 흐르는 흥은 아무도 말릴 수 없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엉성한 폼으로
옆으로 앞으로 뒤로를 하면서
내 모습도 매우 우스꽝스럽게 변해 갔지만
아이들이 앞, 뒤, 옆의 개념을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