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을 담임했다.
고학년만 하다가 1학년이라니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어려웠다.
처음으로 친구들을 만나는 곳이 학교이니 아이들은 만나기만 하면 짹짹짹 조잘조잘 정신이 없다. 종이 치고 수업이 시작되어도 아이들의 짹짹짹 조잘조잘은 사그러들지 않는다.
그러면서 한 달 두 달 아이들은 적응을 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에 유독 시간이 많이 걸려서 밥을 먹는 ○○는 언어장애가 심하고 집에서 통학을 하며 도시락을 싸오고 있었다.
걸을 때도 위태위태, 밥을 먹을 때도 위태위태
나는 ○○의 급식지도를 시작했다.
○○의 도시락 반찬은 주로 멸치복음 같은 딱딱한 것이었다.
손의 장애가 심해서 반찬을 집어 주면 입 밖으로 나올까봐 ○○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시간이 아무리 많이 걸려도 ○○는 밥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먹었다.
왜 ○○ 어머니는 이런 반찬을 도시락에 싸 주시는 걸까?
나중에 알았다 딱딱한 음식을 먹어야 이가 튼튼해지고 말도 잘 하게 된다는 것을.
점심을 먹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는 점심시간을 이용한 친구들과의 놀이에 참여 할 수 가 없었다.
딱딱한 음식을 먹기 위해 들이는 노력과 친구들과 사귈 시간을 확보하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이 ○○에게 더 필요한 일이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