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더운 여름날 사랑하는 제자를 만났습니다.
40대 중반의 제자와 50대 중반의 스승이 함께 용산역의 아이파크 몰이란 곳에서 만나 밥을 먹고 커피 전문점에서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 제자 덕에 처음 가보는 곳이었습니다.
사는 지역이 달라 용산역 쪽으로는 한 번도 오지 않았는데 잘 난 제자 덕에 출세를 했습니다.
이곳을 찾는 이유는 집에서 한 번에 오는 저상버스가 있어서 이용하기가 편리하다는 거였습니다.
1주에 3~4일 정도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화장실 사용이 편하고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고 등등 많은 이유를 대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친 엄마가 아닌 것처럼 아이에게 힘든 일을 스스로 하게하는 엄마를 보며 섭섭함을 느끼곤 했습니다. 장애아들을 가르치는 사람이면서도.......
세월이 지나 자기가 가장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사람들과 만나고, 여가를 즐기는 이 아이를 보고 비록 장애 아동일지라도 스스로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 만남이었습니다.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하거나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증간 이동을 해야 할 때도 일반 고객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일은 보통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상행 하행을 번갈아 기다렸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전동휠체어의 부피와 덩치가 동승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한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한쪽 구석에 설치되어 있는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어찌 알았는지 함께 승차해보니 속도도 빠르고 좋았습니다.
자기가 찾아야 하는 권리를 스스로 말할 수 있고 필요한 도움을 스스로 요청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어머님의 자립의지가 가져온 교육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어머님은 혼자 세상에 남게 될 아이를 생각하며 함께 하는 동안 때로는 모질게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며 아이에게 스스로 하겠다는 의지를 심어준 것 같습니다.
재작년 검사를 받던 도중 어머님이 갑자기 세상을 떠날 때 아이는 의연히 그 사실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저를 보고 있으면 자꾸만 엄마생각이 난다고 울먹이네요.......
지금 아주 잘하고 있다고 말은 하였지만 그 아이의 허전함과 외로움을 채워 줄 수는 없었습니다. 자기를 알아주고 마음을 통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며 외롭지 않게 잘 지내기를 바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