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반 교실에 들어오면
바른 자세로 서서
"선생님 안녕하세요?"하고
자기 책상으로 가서 열심히 신문을 본다.
조금 후에
"선생님도 같이 볼까?" 하면
"네, 같이 봐요." 한다.
또 조금 후에
신문에 있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너무도 당황스러워 하며
"몰라요." 한다.
그리곤
교실 안을 서성이기 시작한다.
몹시도 불안한 모습으로.......
그리곤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다가
"●●도 같이 할까?"하면
"아니요." 한다.
어느 날
"말아톤"이란 영화 이야기를 한다.
"우리도 말아톤 영화 볼까요?"
"네."
●●는 말아톤이란 영화를 좋아했다.
계속 보여 줘도 또 보고 싶어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의 도움반 수업 시간
또 영화를 보여 달라고 한다.
영화의 대화 중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 짜리"
"●●다리는?"
"두 개."
나는 갑자기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의 대답은 너무도 정직했다.
●●는 자기의 대답에 대한 나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참, 잘했어."
"그렇지. ●● 다리는 두 개 맞아."
그때서야 ●●는 편안한 얼굴로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우리들이 그냥 무심하게 넘기는 일상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치유를 받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는 것 같다.
내 앞에 있는 아이들을
몽땅
내 눈 안에 넣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며 교감할 때
우리의 아이들은 비로소
자기가 사랑받고 있음을 아는 것 같았다.
나를 사랑해 주세요~~~~~
